혀를 구성하는 근육은 대부분 횡문근이다.
'가로 줄무늬'라는 뜻의 횡문근은 근육 세포들이 원기둥꼴의 가늘고 긴 모습을 지닌다. 횡문근은 몸의 뼈대를 구성하는 골격근이다. 혀가 무엇을 지탱하는가 싶기도 하지만, 당신의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워주는 걸 생각해 보면 아주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횡문근은 미토콘드리아 분포도에 따라 백색근과 적색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백색근은 두껍지만 미토콘드리아 분포가 적고, 적색근은 가는 반면 미토콘드리아 분포가 높다. 당최 미토콘드리아들이 더 넓은 곳보다 좁은 곳을 선호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분포도의 차이가 지구력 차이로 이어진다. 백색근은 두꺼운 만큼 큰 힘을 내는 반면 쉽게 지치고, 적색근은 큰 출력값보단 꾸준함을 자랑한다. 혀는 아마 적색근에 해당할 것이다.
골격근은 수의근이다.
수의란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니, 수의근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을 말한다. '세상에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근육이 어딨어?'라고 생각하는 당신. 지금 당장 위장이나 대장을 싸고 있는 평활근을 움직여보길 바란다. 이 글을 읽기 전까지 위장이 근육에 쌓여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도 있을 것인데, 한번 꿀렁 꿀렁 해보시길. 안된다. 왜냐면 평활근은 제멋대로 움직이는 불수의근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훈련을 받으면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다. 참고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성장 호르몬 등의 약물을 사용한 보디빌더들이 무천도사 등껍질 같은 배를 지닌 이유도 내장의 평활근 때문이다. 자연 상태에선 두꺼워질 일이 없는 근육들이 약물로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솥뚜껑같이 배가 부풀어 오른다. 물론 물 풍선 같은 나의 아랫배는 약물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본론으로 돌아와 혀를 살펴보자.
혀의 표면은 한 층의 점막이 덮고 있으며, 유두라고 불리는 돌기가 무수히 많이 위치한다. 아는 단어 나왔다고 히죽거리지 말자. 그 유두 아니다 이 변태야. (물론 한자는 같다. 구분을 위해 통상적으로 설유두라고 표기한다) 가늘고 긴 백색의 돌기를 지닌 사상유두(filiform), 모세혈관을 지녀 붉은 버섯 모양의 심상유두(fungiform), 입 깊숙한 곳에서 혀 뿌리(설근)와 혀의 몸통(설체)이 이어지는 부위에 위치한 제법 큰 성곽유두(circumvallate) 등이 있다. 설유두 아래에는 미각 기능을 담당하는 미뢰가 위치한다. 사상유두는 미각에 관여하지 않는다.
혀 위에 낀 이끼
사상유두 위에는 오래되어 떨어진 세포(노화 탈락 상피세포), 구강점막, 음식물 찌꺼기, 세균, 바이러스와 기타 대사산물 등이 쌓이는데, 쌓인 모습이 이끼를 닮았다해서 이끼 태(苔) 자를 붙여 설태(舌苔)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혀를 덮었다 해서 'tongue coating'이라 부른다. 설태의 모습은 다양하다. 대부분 하얗지만 생활 습관에 따라 누런색, 흑색 등을 띤다. 점박이 무늬로 띄엄띄엄 생긴 경우 세균성 질환이나 바이러스 질환의 가능성이 높으니, 스마트폰을 끄고 얼른 가까운 이비인후과나 내과를 방문하길 바란다. 설태는 입 냄새의 원인이기도 하다. 양치질을 열심히 했는데도 입에서 변소 냄새가 난다면 일차적으로 설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의심해볼 수 있다는 뜻은, '입 냄새=설태'라는 공식으로 대입해서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이다.
아니. 결코 냄새나서 쓴 글이 아니다
내 입에서 뒷간 냄새가 나진 않지만, 호기심이 생겨 설태를 긁어내는 혀클리너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약 1주일 정도 지났는데 웬걸. 설태가 삭삭 긁히는 쾌감은 둘째 치고 구취가 줄어들었다. 긁을 때의 요령은 부드럽게, 목젖을 치지 않도록 살살. 우왁스럽게 했다간 혀만 아프고 자칫 상처를 입히기 쉽다. 아니면 변기를 붙잡고 본의 아니게 조금 전에 먹은 식사를 재확인 할 수 있다. 물리적인 설태 청소가 구취 제거에 만능은 아니다. 잠깐 한의사인 척을 해보자면, 한의학에서는 설태를 소화기계 기능과 관련해 해석한다. 혀를 통해 몸 상태를 유추하는 방법을 '설진'이라 하는데, 가끔 한의원에서 갑자기 메롱 해 보라 하는 이유이다. 그 선생님이 혀 페티시가 있어 그런 이상한 요구를 한 것이 아니다. 엄연히 존재하는 진단법이다. 계속해서 찐득하고 냄새 고약한 설태가 쌓인다면 한번 진료 받아보길 추천한다. 앞서 말한 대로 뭔가 알록달록하거나, 혀가 아닌 입안에 전반적으로 무언가가 꼈다면 내과나 이비인후과를 우선 방문하고. 이상 혀를 닦다 궁금해서 정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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