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먹다 / / 2024. 3. 25. 20:19

[홍대] 일본의 작은 재즈바같은, 버드독 하이볼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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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 2번 출구

 

5분 정도 걸어가면 묘하게 빈티지한 느낌의 가게가 등장한다

 

80년대 바이브를 느낄 수 있는 이곳

 

버도돗구 하이보-루 쿠라부

 

 

버드독??

내가 아는 버드독은 허리 재활 운동뿐인데…

 

사진을 보면 이 버드독 같다

사장님 나름의 펀(pun)이지 않을까

 

귀여운 상표와 달리 진중한 분위기

 

깔끔한 원목 인테리어

 

빈티지 느낌 물씬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도쿄 외곽의 작은 재즈 바가 이렇지 않을까

 

넓지는 않지만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소품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멋들어진 양복을 입고 묵묵히 음악을 감상하는 일본 어르신들이 앉아있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

 

 

차림표

80년대 감성이 묻어나는 냅킨 옆 책자를 펼치면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와 하이볼

 

그리고 간단한 안줏거리를 주문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날은 해산물류는 주문이 안된다 해서 핫도그와 베이컨으로 만족

 

기본 안주로 나오는 땅콩을 챱챱 씹으며

 

먼저 주문한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

 

레몬 슬라이스를 넣고

 

으깨준 다음

 

위스키를

 

낭낭하게

 

투척-

 

탄산수를 채우고 하얗게 성에가 낀 얼음을 물에 한번 담가 맑게 다듬어

 

무척이나 공손한(?) 유리잔에 내어준다

 

탄산이 보글보글

역시 하이볼은 가쿠빈이 채고시다

 

 

안주를 맞이하자

레트로 느낌의 나무젓가락을 꺼내서

 

수제 베이컨, 루꼴라 (12,000원)

 

이것은 베이컨인가 삼겹살인가

 

울프강 전채요리로 나오는 캐나다 베이컨을 떠올리는 굵기, 적절한 훈연과 짠맛

끼니를 때우기에는 부족하지만

하이볼 안주로는 더할 나위 없고

 

버드독 핫도그, 감자튀김 (12,900원)

믿기지 않겠지만 산더미 같은 양파 아래 핫도그가 깔려 있다

 

쿰쿰한 파마산과 상큼한 사워크림을 걷어내면

 

민찌 아래에 부드러운 핫도그 번과 탱글탱글한 소시지가 꽁꽁 숨어있다

기름져서 그런지 제법 든든하고, 달달 고소한 감자튀김과도 잘 어울려

또 술이 당기는구먼

 

 

내가 원하는 술이 메뉴에 없다면?

걱정 마시라

준비된 술이라면 뭐든 하이볼로 만들어주신다

피트피트한 아드벡 10년을 부탁드리니

 

투척-

 

짠-

역시 아드벡은 하이볼로도 훌륭하다, 훌륭해

 

 

결국 과음 엔딩

(이게 네 번째였나 다섯 번째였던가? …)

 

영업 시작하기 전에 도착해

막 바빠질 시간에 비틀비틀 길을 나선다

 

분위기도 그렇고, 흘러나오는 음악도 그렇고

홍대에서 잠깐 잠이 들어 꿈속에서 도쿄 외곽의 작은 재즈 바를 다녀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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