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시장
시작부터 오늘은 노포네
중앙 참치
입구에서부터 술 냄새가 풍긴다
30년 세월이 느껴지는 실내
어렵게 다찌석에 앉아
특실장스페셜을 주문한다
눈앞에 보이는 사장님 모습
(두리번)
(두리번)
애주가들은 사랑할 곳
어우 벌써 취기가 올라온다
식당에 들어오고 나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평화
이제 음식들이 몰아친다
간단한 죽과
참치 머리 조림
문어숙회
그리고 자투리(?) 살 무침
연어 뱃살까지
야무지게 먹고 나면
정신없는 참치의 시작이다
중앙 참치가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특유의 시끌시끌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사장님의 뛰어난 해동 기술 덕이 크다
잘 알려졌듯 참치는 포획 즉시 얼리는 생선인데
(잠깐 버터콘 구이로 화제 전환)
근육 조직에 풍부한 미오글로빈의 변형을 막기 위해 서기도 하면서
회로 먹었을 때 특유의 식감을 살리기 위함이라고도 한다
뱃살 훌륭하네
그래서 참치집은 해동 기술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
참치를 얼리는 이유는 그 외에도 다양한데
일단 상하기 쉽다는 점이 가장 크다
쉽게 상해 냉장 기술의 보급 전까지는 비선호 생선이었던 참치는 고양이도 기피했었다고 한다
믿기는가?!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데
탕이 나오고
소주도 한 병 추가
여기는 볼때기였나?
은다랑어였던 거 같고
황새치?
아무튼 참다랑어를 비롯해 다양한 참치를 맛본다
참, 이곳의 명물은 하나 더 있는데
사장님이 따라주시는 참치 눈물주
얼린 참치의 수정체를 잘게 부숴 술에 탔다
특별한 맛은 없지만 뭔가 기분 좋다. 접대받는 느낌?
반드시 다찌에 앉아야 하는 이유
참치로 돌아와서, 잘 알다시피 참치는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생선이다
그래서 해양오염이 심해지면서 수은 축적이 심한 생물이 됐다
(볶음밥은 살짝 눌도록 준비하고)
미국 FDA는 임산부에게 참다랑어와 같이 큰 어종의 섭취량을 제한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매일 먹는 것도 아닌데... 참치는 못 참치
웃음꽃 가득한 사장님의 두 번째 선물
참치 눈알주
꼴꼴꼴
참치 눈물주보다 색이 탁한테
술술 넘어가네...
슬슬 배부른데 참치가 참치 않고 계속 나온다...
(볶음밥은 누룽지랑 섞이게 휘저은 다음 김에 싸 먹고)
사실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 구석이라 사장님이 참치를 많이 못 챙겨주셨는데
아드님인 실장님이 오셔서 소리를 지르셨다
"아버지!!! 여기 다찌 끝 쪽에 참치 줘요!!!!"
(대충 놀라면서 웃긴 표정의 우리)
"됐어요. 만약에 또 아버지가 안 주시면 내가 그때는 쌍욕 해줄게요!"
실장님의 재치 있는 입담과 묵묵한 사장님의 티키타카가 이 가게의 또 다른 매력
잠깐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근데 너무 먹고 너무 취한 거 같다
이때 사진 어떻게 찍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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