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로 산책 중 우연히 발견한 이곳

이남다방에서 시작한 이남장
창업주 신 씨는, 이북 출신 모 씨가 이 자리에 운영하던 '이남다방(以南)'을 인수해 8년간 운영하다 설렁탕을 파는 '이남장'을 세웠다. 40년이 흘렀다. 이제는 이름이 브랜드가 됐다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은 실내. 예전 이남다방도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친절한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앉아, 우족과 수육을 반반 섞은 족반수반을 주문

설렁탕과 잘 어울리는 김치와

알싸한 마늘종, 아삭한 식감의 오이고추

돌아온 진로 한잔 따라 마실 즈음

족반수반
"자, 사진 얼른 찍으세요"
카메라로 연신 찍어대는 나를 배려해 주시는 한마디와 족반수반이 나온다
"다 찍었어요? 그럼 이제 썰어드릴게"

손질 완료. 잘 먹겠습니다!

앗, 반가운 소면이 담긴 설렁탕 국물도 조그마하게 내어주셨다

먹음직스럽다. 긴 산책을 마친 터라 허겁지겁

적당히 미지근한 온도의 수육은 고기 잡내가 나지 않는다. 부드러운 우설부터 시작해

깊은 감칠맛을 흐물흐물 우족

푹 삶아서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양지

얼마나 오래 삶았는지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쫀쫀함을 포기하고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소 힘줄까지. 어느 하나 버릴 부위 없다. 양이 부족하지 않지만, 모처럼 설렁탕 맛집인데 설렁탕을 안 먹어서야...

설렁탕의 정확한 유래를 모른다
조선 시대, 임금이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한 '선농단(先農壇)'을 마치고 여는 연회에서 '선농탕'이란 국밥 이름이 나왔고, 자음동화 현상을 거쳐 '설렁탕'이 됐다는 설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그러나 학계에선 문헌 근거가 없다며 부정한다. 다음은 중세 몽골어 ‘슈루’ 혹은 ‘슐루’에서 나왔다는 설이다.(이 슐류를 공탕(空湯)이라고도 불렀는데, 곰탕이 여기서 유래했다고) 소가 귀해 도축하는 법도 모르던 조선 사람들에게 몽고인들이 먹는법을 전파했다는 설명. 국물을 '설렁설렁' 끓였다는 설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설득력있는...)

곰탕, 사골곰탕, 설렁탕과의 차이는 뭘까
사골곰탕은 주로 뼈를 고아 만든다. 곰탕은 양지머리, 사태, 양, 곱창, 무, 대파, 다시마 등을 곁들이고, 설렁탕은 뼈, 살코기, 머리고기, 내장, 도가니 족 등으로 만든다. 기름을 걷어내어 상대적으로 담백하다. 가짜 설렁탕은 하얀색을 내기 위해 프림이나 우유, 분유 등을 타기도 한다니 참고.

숟가락으로 툭 건드니 고기가 뿅

식탁에 준비된 대파를 떠서 넣으면 완료

감칠맛 깊은 국물. 씹었는지 헷갈릴 정도로 부드럽고 고소한 살코기. 대파의 향긋한 내음

김첨지가 보면 뿌듯한 표정을 지을 광경만 남았다
이남장. 40년을 번창했듯, 앞으로도 번창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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